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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듯 세계여행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본문

Review of All/Book Review

폰 쇤부르크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moreworld™ 2013.12.05 08:30

 

 

 

 


폰 쇤부르크 씨의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

저자
알렉산더 폰 쇤부르크 지음
출판사
필로소픽 | 2013-06-07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해고된 폰 쇤부르크 씨, 쿨하게 가난해지기로 마음먹다독일의 유서...
가격비교

 

 

두어달 전, 한 모임에서 신문에 난 쇤부르크 인터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은 세상의 인구만큼 다양하겠으나 제대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의미는 예전보다 더 찾기 힘들어진 것 같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획일화되고 보편화된 삶의 양식이 우대되는 사회에서는 우리 사회가 만들어놓은 영역 이외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에 대한 배제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물론 최근 "다양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사회적 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자신의 개성있는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있지만 그들의 삶이 보여지는 것이 다가 아닌건 사실이다.

 

삶이 가지는 속성이 그러하듯 "정답"을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삶의 과정 속에서 다양하게 펼쳐지는 타인의 삶을 만날 수 있다는 건 큰 축복인 듯 하다.

그런 의미에서 [우아하게 가난해지는 법]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던져진 사회적 메시지와는 차이를 가진다.

 

이 책은 한 마디로 독일 유서깊은 귀족 가문의 후손이 말하는 삶의 지혜라고 말할 수 있다.

귀족이라하면 문화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것 같은데 사회변화의 바람에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은 우리네와 별반 차이가 없는 것 같다. 경제위기로 인한 구조조정을 경험하며 경제적 어려움에 빠졌지만(그는 원래부터 그리 풍족했던 것 같지는 않다)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이어가며 변화되는 사회에 대한 비판마저도 서슴치 않는 그의 말이 힘을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말을 넘어 삶으로 연결되는 과정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아, 그가 가진 위트도 한 몫 한다(독일어 번역본이라 그 뉘앙스가 고스란히 전달되진 않지만 그는 분명 위트넘치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신자유주의 물결로 '가난'은 곧 '죄'가 되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가난하게 살아라!"라는 말은 콧웃음으로 넘겨버릴 수도 있는 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그의 말을 되새겨볼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것이 이 책이 가진 의미라 생각한다. 한 발짝 물러서서 생각의 방향만 전환한다면 충분히 가까운 이야기로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물론 모든 부분에 있어 호응할 수는 없다. 간혹 그의 말에서 그가 가진 지위를 즐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그가 가진 "귀족"이라는 타이틀만으로도 특별 계층만이 향유할 수 있는 프리미엄들이 주어짐에도 그런 것들에 대해서는 크게 언급하지 않는, 혹은 당연시한다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런 프리미엄들은 다른 사람들은 근접조차 할 수 없는(경제적 지위나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해도 결코 가질 수 없는) 태생적인 것들인데 그는 늘 누려왔던 것이기에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든다. (이런 느낌은 독일과 우리의 문화차이에서 오는 것일 수도 있다.) 우리가 공기의 존재와 중요성을 늘 인식하고 있지 않듯 말이다. 이런 점들에서 아쉬움이 들긴 하지만 그래도 그의 말들을 한번쯤 곱씹어본다면 분명 삶의 패턴에도 큰 변화를 가지고 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열면 "앞으로 더 나은 삶을 위한 비결은 독자적인 생활양식"이라는 그의 말처럼 진정한 내 삶을 만들어갈 수 있으리라 믿는다.

 

 

  ※ 본 도서의 번역에 있어 후반부에 나오는 "사치"라는 말은 글의 맥락으로 봤을 때 통상적으로 우리가 일컫는 "사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이 용어가 내용 이해에 혼란을 줄 수 있다).

       엘사 스키아파렐리(Elsa Schiaparelli)의 말을 인용하며 "사치는 부유함이나 화려한 치장이 아니라 천박하지 않음에 있다."라는 부분 뿐만 아니라 "사치는 "가지고 싶은 것은 가지고 가져야 하는 모든 것은 포기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에 따르면 시리즈 상품, 호텔 특실에서의 하룻밤, 값비싼 자동차, 돈주고 사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것은 사치품이라 불릴 자격이 없다"라는 부분에서도 알 수 있다.

       아마도 "Luxus"를 "사치"로 번역한 듯 한데 오히려 "고급스러움"과 같은 단어가 더 적절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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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에서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원인 중의 하나는 흥미롭게도 일 자체가 아니라 일을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이다.

 

"여가찬양, 유희찬양"
인간은 무엇보다도 여유를 부리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한다. 오직 여유를 부리거나 재미 삼아 뭔가를 할 때에만 진정으로 위대한 일을 할 수 있다.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이유는 오로지 일을 통해서 사회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잘못된 가정 때문이다.  ... 과거 일의 의미와 목적은 여가를 즐기기 위한 데 있었다.  .. 정말로 영예로운 것은 인간을 도와주고 치료하고 가르치고 보호하는 것이었다.

 

인간은 현재 편안함에 적응해 있지만, 원래는 편안하게 지내라고 창조된 것이 아니다. 수천 년에 걸쳐 발전하면서, 하루의 많은 시간이 몸을 움직이고 식량을 채집하고 노획물을 힘겹게 운반하는 데 익숙해 있었다. 그러는 동안 인간의 몸은 생물학적으로 두드러진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 그러다 우리의 몸을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 세계가 서서히 우리 주변에 생겨났다. 그러나 몇 년 동안 먼지 속에 파묻어 두었어도 다시 흠 없이 작동하는 기계와는 달리 우리의 몸은 애썩하게도 충분히 보살피지 않으면 손상된다. 지나치게 몸을 아끼는 경우에는 신진대사 장애, 근육위축, 비만, 자세 변형, 피로, 산소결핍, 수면장애, 혈관 폐색, 그리고 결국에는 심근경색과 뇌졸증을 야기한다. 우리는 최대한 우리 자신을 아끼려고 하면서 몰락해간다.


아직 견딜 만한 유일한 여행이 있다면 그것은 한 장소에 오래 머무르는 것이다. 전적으로 삶을 풍성하게 하는 여행, 관광객으로서 허겁지겁 세상을 헤매는 대신 두 눈을 크게 뜨고 세상을 음미하는 것이야말로 장소 이동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는 사람은 레저산업에 이끌려 꿈을 정해서는 안 되며, 도달 가능한 자신만의 꿈을 기획하여야 한다. <니콜라스 고메스 다빌라> "지성적인 사람들과 우직한 사람들만이 한 곳에 오래 머무를 줄 안다. 평범한 사람들은 가만히 있지 못하고 여행을 열망한다."


우리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수많은 오락과 정보에 둘러싸여 있는데도 오히려 아는 것은 전보다 더 줄어들었다. ... 기술적인 보조 수단이 아주 미미했던 시절 학생들은 대부분 읽고 쓰고 생각을 말로 표현할 수 있었지만 인터넷을 통해 수천여개에 이르는 도서관 장서를 직접 열람할 수 있고,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요즘, 조리있게 논리적인 글을 쓸 수 있는 대학생은 극히 소수에 지나지 않는다. 주변에서 주워듣는 말들을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에 자신의 생각을 갖지 못하는 것이다. ... 얼마전까지 정신적인 상류층에 속하려면 최소한 라틴어를 읽을 수 있어야했지만 지금은 텔레비전을 포기하는 것으로 충분하다.

 

끊임없이 새로운 유행과 흐름을 쫓아다니는 사람은 많은 돈을 낭비해가며 아주 긴장되고 획일적인 삶을 영위하게 된다. 그와 반대로 흐름에 휩쓸리지 않는 용기를 가진 사람은 돈을 절약하고 자주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이 규격화되고 동질화된 시대에 사치가 아니겠는가.

 

인간은 포기할 줄 알아야만 만족감을 극대화할 수 있다.

"자유로운 인간"으로 키우기!
우리는 우리의 자녀들을 자주적으로 사고하는 인간으로 키워야 한다. 그래야만 유혹에 굴복하지 않는 것이 곧 깊은 만족을 향한 길이라는 것을 배우게 되고,
돈이 많든 적든 상관없이 부유하게 살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될 것이다.

 

위를 향한 가능성은 그야말로 한이 없다. 그러므로 내가 가진 것을 토대로 부유하게 느끼는 법을 터득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 때문에 항상 가난하다고 느끼는 저주에서 벗어날 수 없다.


'누구나 성공할 수 있다'고 설파하는 서적들의 잘못된 점은 행복의 진부한 상투어를 독자들 눈앞에 들이밀면서 이루지 못할 기대를 일깨워 불행으로 인도한다는 것이다. ... 행복해지려면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인지하고 이루지 못할 꿈을 뒤쫓지 말아야 한다.

 

 

 

 

 

2 Commen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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