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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듯 세계여행

[시마바라] 운젠지옥과 순교지 본문

가까운 마을 이야기(Japan)/나가사키(長崎)성지순례

[시마바라] 운젠지옥과 순교지

moreworld™ 2009.12.09 22:43

<운젠지옥 입구 표지판>


 

<일본의 최초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운젠산 내의 온천지대>



본을 찾는 관광객들이 거의 빼먹지 않고 한번쯤은 방문하는 곳이 '지옥'이라는 곳이다. 일본의 화산지역에는 '지옥'이라는 명칭이 거의 다 붙어있다. 땅아래에서 솟아오르는 뜨거운 증기와 물이 꼭 상상 속의 지옥과 같은 모습이라 그렇게 명칭화한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입구부터 유황 냄새가 엄청나게 풍겨서 안내문이 없어도 온천지대라는 것을 누구나 알 수 있을 것이다. (유황냄새는 정말 만만찮다. 거기다 참을 수 없는 후덥지근함이란...)

워낙에 유명한 관광지라 전세계 관광객들의 끊임없는 발걸음이 이어지는 곳이다. 물론 우리가 갔을 때에도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이 곳은 몇 년전에도 화산의 폭발이 있을 정도로 현재에도 화산작용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말그대로 휴화산이다. 날씨도 후덥지근한데 온천의 열기가 더욱 찐득하게 만드는 곳이다.

 

 

<운젠지옥 내 온천장 여관 내지는 호텔들과 온천수>

 

<운젠 순교지>


리가 운젠지옥으로 온 이유가 여기에 있다. 우리가 운젠으로 향할 때 가이드하시는 분이 몇 번이고 반복하신 말이 운젠은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우리는 관광을 하러 가는 것이 아니라 순례가는 것이라는 말이었다. 사람들이 많은 관광지이다보니 우리 마음도 함께 들뜰까봐 노파심이 생겨서였겠지. 운젠은 많은 관광객들이 찾고 있지만 이 곳에 가톨릭 신자에 대한 잔인한 박해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운젠이 가진 유명세에 비해 순교자들의 피의 댓가는 너무 초라한 듯하다. 홀로 서 있는 십자가와 간단한 설명이 이 곳을 채우고 있을 뿐이니... 운젠지옥이라는 말에 어울릴 만큼(물론 지옥이라는 말은 온천지대를 일컫는 일상적인 용어이지만) 잔인한 박해가 이루어진 곳이다. 뜨거운 온천물로 고문하고 그것으로 모자라 일부러 상처를 내고, 그 곳에 다시 온천물을 붓는 반복되는 고문에 얼마나 힘들었을까. 작은 부위라도 화상을 당하면 따갑고 아픈데 온몸을 뜨거운 온천물로 고문당했다고 생각하니 너무 소름이 끼친다.  


리스탄(그리스도교 신자를 일컫는 일본말)을 가려내기 위해 후미에(성화밟기)를 하고 성화를 밟지 못하는 사람은 기리스탄으로 인정하고 이 곳에서 고문을 했다. 처음엔 고문으로 인한 신체적 고통이 엄청났을 것이라는 생각이 가득했지만 조금 더 지나니 그 고문의 결과로 수반되는 정신적 고통의 아픔이 더 컸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 그냥 눈을 감을 수 밖에 없었다. 이 곳에서 고문을 당한 사람들은 고문 전에도, 그 후에도 고통을 짊어지고 가야했을 것이다. 자신의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성화를 밟으면 자신의 정신을 버린 것이 되고, 자신의 양심을 지키기 위해 성화를 밟지 않으면 목숨을 잃게되는 엄청난 메커니즘 앞에서 실제 느끼는 고통보다 더 큰 고통을 겪었을 것이라고 한 누군가의 말에 100% 동감한다.
더욱 잔인한 것은 이러한 행위가 기리스탄을 죽이고 없애기 위한 것이 목적이 아니라 배교를 시키기 위해, 단순히 고통을 주기 위한 것이라는 말이다. 사람이 가진 마음이 그렇게 잔인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울 뿐이다. 소리를 지르지 못하도록 입은 재갈을 물리고 뜨거운 물에 넣었다가 건졌다가 하기도 하고, 몸에 상처를 낸 뒤 뜨거운 물을 조금씩 퍼붓기도 하고... 그러한 고통에도 배교하지 않은 많은 순교자들이 지금은 주님 곁에서 편안한 안식을 얻을 수 있기를 바라며 이 곳을 떠날 수 밖에 없었다.

 

<운젠지옥의 산책길 난간>



곳의 난간은 보다시피 색이 다르다. 그 이유는 새까맣게 된 것은 오랜 기간 이 곳 화산 열기에 타서 까맣게 된 것이고 밝아질 수록 최근에 교체한 난간이라고 한다. 화산작용으로 인해 난간을 계속해서 교체해야 한단다. 화산의 활동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다. 

 

 

<온천물이 나오고 있는 곳>


래 이곳은 수량이 아주 풍부한 곳이지만 주변에 많은 온천장 호텔이 생기게 되면서 온천물을 빼나가다보니 실제 흐르고 있는 물은 그리 많이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유황의 냄새와 색은 아주 강하다. 활동이 심한 경우에는 이 곳을 폐쇄하기도 한단다.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기 때문에. 

기에 온천들은 모두들 온천수 사용비를 지불하고 물을 끌어다 쓰기 때문에 조금 비싼 호텔들이 많다.
그리고 온천장 호텔들은 대부분 오래된 곳들이 많은데 오래된 곳일수록 전통을 인정받는 고급호텔이다. 그래서 온천지대에는 현대식 호텔의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운젠지옥 입구 신사>



아나오는 길에 신사가 있다. 이번 여행에서 둘러본 신사는 없었지만 가는 곳마다 심지어는 한 곳에 많은 수의 신사를 볼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역시 일본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신사인가보다. 그리고 또 하나. 신사입구부터 나무에 종이를 접어 매달아 두고 있다. 아마도 그들의 염원을 담아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겠지. 우리나라가 참으로 종교적인 심성이 강한 나라라고들 이야기하지만 일본도 그에 못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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