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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하듯 세계여행

[잘츠부르크] 365일 날마다 크리스마스 본문

서쪽 마을 이야기(Europe)/오스트리아(Austria)

[잘츠부르크] 365일 날마다 크리스마스

moreworld™ 2010.01.20 21:30



잘츠부르크 구시가지에서 가장 번화한 거리인 게트라이데가세 거리를 거닌다. 5층 남짓한 건물들이 질서정연하게 줄을 서 있고, 그 아래 쇼윈도에는 너무나 아기자기하고 이쁜 것들을 파는 곳이 너무 많다. 간혹 명품샵 같이 생겨 들어가는 것도 조심스러운 곳이 있지만 작은 소품들이 이끄는 손길을 모른척 하기가 적잖이 힘들다. 계속 보고 있으면 모두다 가지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져버린다. 
눈 떼기 어려울 만큼 아름다운 모습으로, 과거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모짜르트가 숨쉬고 있던 그 때의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듯 고전틱한 분위기를 많이 보여준다.

<부활용품 상점>


이곳은 언제나 부활절이다. 사철내내, 1년 365일 부활에 관련된 상품들만 판매하고 있다. 달걀로 만든 공예품이 손대면 깨질 것 같아 눈으로만 조심스럽게 구경하게 된다.

<성탄용품 상점 Christmas im Salzburg>

매일이 부활이라면 성탄이 섭섭해할까봐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성탄상점이 있다. 이곳은 1년 내내 성탄절이다. 우리나라의 성탄시기는 반짝하는 시기다. 12월이 들어서면서 시작되어(요즘은 11월 말부터 시작되기도 하지만) 성탄에 하이라이트를 장식하고 연말이 되면 조용하게 모두 사라진다. 1년 언제 찾아와도 늘 성탄일 수 있는 곳이 있다는게 좋아보인다. 단순한 상점같아 보이지만 이 곳을 찾는 사람에겐 추억의 장소도 될 수 있을 것이고, 그리움의 장소도 될 수 있을 것 같다.




매장에 들어서면 호두나무 인형, 트리, 식탁매트, 냅킨 등 아주 다양한 물건들을 판매하고 있다. 유리구에 그림이 그려진 것들도 있었는데 실제로 손으로 그린 그림도 있단다. 물론 그것들의 가격은... 이거 너무 사오고 싶었는데 도저히 여행이 끝날 때까지 손상되지 않게 가져올 자신이 없었다. 잘츠부르크가 마지막 여정지였다면 조심조심해서 손에 쥐고 왔을 수도 있었을텐데 체코에서의 일정이 있어 기차타고, 다시 비행기타고 또다시 버스타고 집까지 가져올 자신이 없었다.

<모짜르트 얼굴이 담긴 장식 유리구>
갑자기 빨리 크리스마스가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니, 이미 이 곳에 있는 나는 벌써 크리스마스이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크리스마스 상점을 나선다. 그러자 곧 잘츠부르크 전통의상들이 눈길을 끈다. 하이디 소녀, 플란다스의 개 같은 만화 속에서나 입고다닐 것 같은 저런 옷을 정말로 입겠나 싶었는데 주변을 둘러보니 입은 사람들이 자주 눈에 띄었다. 신기해하는 우리에게 후배가 말한다. 잘츠부르크 사람들은 1년동안 열심히 일해 여름 휴가기간에 이런 전통의상을 멋지게 차려입고 가족들과 함께 잘츠부르크 음악제를 구경하는 것이 바램이란다. 그저 음악회를 한번 보는건데 어떻게 1년 동안 간직할 소망이 될까 싶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니 소박하지만 멋진 바램인 것 같다. 우리가 있는 동안에도 밤이면 음악회를 감상하고 돌아오는 신사와 숙녀들이 많았다. 하나같이 멋진 옷들을 차려입고... 하나 사고싶은 맘도 들었지만 가격이 어마어마하다. 상상을 초월한다.

그럴만한 능력도 안되면서 보는 것마다 사고싶다고 난리다.



옆에서 사진찍는 것으로 대리만족 ^^



잘츠부르크에서의 마지막 밤이 서서히 저물고 있다. 배가 너무 고파 중간중간에 팔고 있는 간식거리를 먹고 싶기도 하지만 후배와 함께 삼겹살 파티를 하기로 했다. 간만에 한식을 먹는다니 마음이 너무나 붕~ 뜬다. 딴것도 아니고, 한국에서도 사죽을 못쓰는 삼겹살이니...

삼겹살에 담긴 이야기 하나!
이곳 사람들은 삼겹살을 먹지 않는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기름기가 많아 그렇단다. 살코기를 좋아하니... 그래서 이 후배가 처음 이 곳에 왔을 때 삼겹살이 너무 생각나는데 먹을 수가 없었단다. 그래서 식육점에 가서 어렵게 어렵게 설명하여 삼겹살을 구할 수 있었단다. 얘네들은 삼겹살을 잘 먹지 않아 거의 버리는 고기라서 다른 고기를 사면 처음엔 그냥 주기도 했었단다. 아주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었던 삼겹살이 한국 학생들에게 소문이 나니 일부러 그곳에 삼겹살을 사러 가는 사람들이 생겼단다. 그래서 이제는 그냥 주진 않는다고... 가격도 처음보다는 많이 오른 편이라고 한다. 그래도 얇게 썰어서 많은 양을 준다고 자랑한다.

내 나라가 아닌 곳이 그저 한번 스쳐지나가기엔 좋아보이지만 그것이 삶이 되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걸 어슴프레하게 느끼게 된다. 잘츠부르크에 갈 때만 해도 이런 곳에 살수 있는 후배가 부러웠지만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렵게 생활하고 있는 후배가 조금은 안쓰러운 마음이 든다. 그래도 잘 이겨내고 있으니 대견하다.

어쨌든... 우리는 이날 삼겹살 왕창 구워먹고 큰 냄비로 한냄비였던 된장찌개를 후루룩 다 마셔버렸고, 간장에 담근 양파도 휩쓸어버렸다. 밥통도 싹싹 끍어 먹고... 다 먹고 나서 우리 모습을 보고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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